'한동훈 수사' 논란, 추미애는 개의치 않는다?

김태은 기자 2020.08.08 06:20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추미애 법무부 장관 대기실앞에서 관계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20.1.9/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뒤 두 번째로 단행한 검사장급 이상 인사에서 '검언유착' 의혹 수사 논란을 인사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의 간부들을 검사장으로 승진 임명시켜 논란에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 관계를 입증하는 데 사실상 실패하고 'KBS 오보' 유출 의혹과 압수수색 과정에서의 폭행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승진이 이뤄졌다.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까지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독려했던 추 장관의 책임론까지 불거졌지만 인사를 통해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가 7일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검찰의 꽃' 검사장을 단 승진자는 6명이다. 이중 이정현 서울중앙지검 1차장과 신성식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각각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형사부장과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 새롭게 임명됐다.

이들은 전남 나주와 순천 출신으로 역시 호남 출신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정현 1차장검사는 '검언유착' 의혹 수사의 지휘라인으로 한 검사장 공모 의혹 입증에 실패한 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만 재판에 넘겨 수사 책임이 제기된 상태다. 수사팀장인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가 한 검사장 압수수색 과정에서 폭행 논란을 빚는 등 '무리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KBS 오보' 유출자로 서울중앙지검 핵심 간부가 지목되기도 했다. 신성식 3차장검사는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기소 여부를 검토해왔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불기소 권고를 내린 후 심사숙고해 온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이 부회장에 대해 기소유예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서울중앙지검 1~4차장검사 중 절반에 해당하는 1차장검사와 3차장검사가 검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추 장관이 이들의 업무 능력을 높게 봤을 뿐만 아니라 서울중앙지검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도 공이 있다고 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핵심 간부인 이들은 'KBS 오보' 유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추 장관이 이에 개의치않고 이들의 수사 의지를 크게 보고 검사장 승진에 포함시켰다는 취지다.

특히 'KBS 오보'의 취재원에 대해 검찰 고발도 제기돼 서울남부지검이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검찰과 KBS 내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유출자로 '서울중앙지검 핵심 간부'가 지목된 상황인데 이들의 수사를 지휘할 담당자로 수사 대상이 임명된 셈이어서 논란거리다.

김근식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검사장 승진 인사와 관련해 '"KBS 오보'와 무관하다는 걸 확인하고 자신할 수 있는 것인가"라며 "만일 사실확인이 안됐는데도 검사장 승진을 시켰다면 꼭 챙겨야만 하는 약점이라도 잡힌 거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지검장의 최측근인 이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검 참모로 임명된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놓고 윤 총장의 수사지휘를 거부하는 등 윤 총장에게 반기를 든 서울중앙지검의 핵심 간부들이기도 하다.

검찰 내에선 당초 1~4차장검사 모두 유력 승진 대상자로 오르내렸지만 형평성 차원에서 절반인 두 명만 검사장으로 승진시킬 것이란 관측에 제기됐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27기로 한해 빠른 이 차장검사와 신 차장검사를 먼저 승진하고 김욱준 4차장검사는 유임된 이 지검장을 계속 보좌하되 1차장검사나 3차장검사로 보직 이동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법무부에서는 검사장 승진 후보자에 대한 총장 의견은 물었지만, 총장 의견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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