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장관 취임으로 檢수뇌부 인사 초읽기…'尹라인' 대거 부상

정경훈 2022.05.18 06:00
법무부가 한동훈 장관(49·사법연수원 27기) 임명 하루 뒤인 18일 검사장 등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오수 전 검찰총장이 퇴임하는 등 검찰 지도부가 공백 상태인 만큼 이번 인사는 한 장관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연수원 29~30기 검찰 간부들이 주요 고위직에 배치되는 한편 지난 정부와 보조를 맞췄다는 평을 듣는 간부들은 대거 한직으로 밀려날 전망이다.



28~29기 검사장 승진에 무게…서울중앙지검장 송경호 유력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6/뉴스1

지방검찰청장 등 검사장급 승진 대상자로는 사법연수원 28~29기가 우선 거론된다. 최대 규모 수사청인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로는 송경호 수원고검 검사(52·29기)가 유력하다. 송 검사는 과거 수원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등을 맡기도 한 특수통이다. 윤 대통령이 총장이던 2019년 하반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로 재직할 때 조국 수사를 총괄했다.

검찰 인사·예산을 관장하는 핵심 직책인 법무부 검찰국장으로는 신자용 서울고검 송무부장(50·28기)이 언급된다. 한 장관 인사청문준비단 총괄팀장이었던 신 부장은 2016년 '국정농단' 특검팀에 파견돼 윤 대통령, 한 장관과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이듬해 '추미애 법무부'가 들어서며 좌천됐다.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48·29기)도 요직에 오를 전망이다. 권 지청장은 대검 대변인,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공보팀장을 맡았다. 박세현 부산지검 동부지청장(47·29)도 물망에 오른다. 이 외에 신응석 서울고검 검사(50·28), 양석조 대전고검 인권보호관(49·29기)도 승진 대상이다.


30기 깜짝 발탁 가능성도 무게…이창수·박기동 등 거론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2022.5.9/뉴스1

사법연수원 30기의 검사장 '깜짝' 발탁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력한 승진 대상으로는 이창수 대구지검 2차장검사(51), 박기동 춘천지검 원주지청장(50)이 거론된다. 이 차장검사는 대검 대변인을 지냈으며, 지난해 '대구은행 캄보디아 41억원 로비' 사건을 지휘해 수사를 마무리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으로 근무할 때 '인보사 사건'을 수사하기도 했다. 서울동부지검 공정거래·경제범죄 조사부장, 법무부 국제형사과장, UNODC(유엔마약범죄사무소) 파견 경력이 있는 등 경제·기업 수사, 국제 업무 분야에 두루 밝다는 평이다.

박 지청장은 검찰 조직·기능, 형사사법 관련 제도를 연구하는 대검 형사정책담당관을 맡아 검·경 수사권 조정안 시행 전후 제도 안착을 위한 실무를 총괄했다. 형사법제·국제·정책 분야에 두루 밝으며, 당선인 신분의 윤 대통령 쪽 요청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된 바 있다.

30기가 검사장급에 오를 경우 32기까지가 중간 간부 요직에 오를 수 있다. 대검 정책기획과장을 지낸 전무곤 수원지검 안산지청장(49·31기)이나 전 정부 말 '김학의 불법출금' 등 권력 수사를 맡은 이정섭 대구지검 형사2부장(51·32기) 등의 복귀가 유력하다.


수장 없는 검찰…인사에 한동훈 장관 의중 많이 반영될 듯


/사진=뉴스1
한 장관과 발맞춰 새 검찰을 이끌 검찰총장은 이원석 지검장이 1순위로 거론되는 가운데 박찬호 지검장, 김후곤 대구지검장(57·25기)이 경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처럼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서울중앙지검장에서 총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 인사는 통상 대검과 법무부가 협의해 진행한다. 다만 총장이 공석이며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도 사의를 거듭 표해 이번 인사에는 한 장관 의중이 주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문재인 정부와 보조를 맞췄다는 평을 듣는 검사들은 한직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서지현 검사가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다른 간부들의 '줄사표'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를테면 한 장관이 '채널A 사건' 관련 오보 제공자로 지목한 신성식 수원지검장, 윤석열 징계 과정에서 위원·증인 등 1인 다역을 한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의 인사 전망이 밝지 못하다. '심층 적격심사' 대상으로 돼 대검 감사를 받는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거취도 주목된다.

검찰 고위 간부를 변호사는 "기존 특수통이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다만 일부 검사나 형사·공판부 등에 노골적으로 불이익을 줄 경우 '편중 인사'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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