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 뒤치락 부동산 세금 정책
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전완규
2022.04.04 03:49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낮은 대출금리, 높은 신용대출, 부동산 투자수요 등에 의해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가계 부채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강화 등 우리 정부의 거시건전성 조치를 환영하며 더 강화할 필요가 있고, 부동산 세제효과 지속검토 및 민간부문 주택공급 참여유인을 제고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은 29일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2022.3.29/뉴스1
지난 5년 동안 우리를 가장 혼란스럽게 한 이슈는 부동산 정책과 부동산 세금이다. 보유세 강화, 양도세 강화, 집값 폭등, 대출 규제, 그리고 벼락거지 등이 지난 5년 동안 너무 많이 회자되었다는 점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지난 3월에 있었던 20대 대통령 선거, 앞으로 2개월 후에 있을 6월 지방선거는 지난 5년 동안의 부동산 정책을 바꾸어 놓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강조했던 보유세의 변화, 즉 보유세 완화(1세대 1주택자 세부담 완화)이다. 20대 대통령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러한 부동산 정책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니, 지난 5년 동안 부동산 정책을 직접 펼친 장본인 스스로 그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국민을 힘들게 한 실패한 세금 정책은 과감하게 바꾸는 것이 맞다. 이러한 실패는 국민과 국가 모두를 위한 더 좋은 정책을 세우는 데 필요한 밑거름이 반드시 되어야 한다. 여기서 지난 5년 동안의 부동산 정책이 우리에게 사회적 광풍(狂風)과 함께 남긴 것이 뭐가 더 있을까?
납세자의 조세 정책에 대한 불신, 납세자의 조세 저항이 아닐까 한다.
세금 정책은 다른 분야보다 국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이다. 세금은 소득과 항상 연동된다는 점에서 한 개인, 한 가정, 한 기업의 살림살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세금은 가정이나 기업의 매달 생활비나 유지비, 1년 살림살이, 더 나아가 중장기 계획에 영향을 미치니, 개인, 가정, 기업이 앞으로 어떠한 종료의 세금을 얼마나 내야 하는지를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금을 내기 위해 갑작스레 대출을 받아야 할 수도 있고 투자하려고 생각했던 돈으로 세금을 내야 하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부딪힐 수 있다. 불확실한 세금은 안정된 가정 생활, 기업 운영을 해친다.
이러한 점에서 국가는 개인, 가정, 기업의 불확실성을 생기지 않도록 세금 정책을 세우고 집행해야 한다. 그렇기에 국가는 기존 세금 정책의 변화를 동반하는 정책만큼은 신중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 더 나아가 새로이 추진하는 세금 정책은 정권이 바뀌어도 골격, 주요 내용이 바뀌지 않도록 세금 본질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 특정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실시되는 세금 정책은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5년의 부동산 정책이 우리에게 남긴 상처는 많다. 가장 큰 상처는 납세자의 신뢰 상실, 즉 대부분 납세자들은 더 이상 정부의 세금 정책을 곧이곧대로 받아 들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늘의 납세자는 부동산 정책, 특히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따라 다니는 세금 정책을 그대로 믿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한 번쯤은 '믿어도 될까?'라는 주저나 의심을 품어 볼 것이다. 과도한 세금 정책이 지배했던 지난 5년 동안 심적으로, 금전적으로 고충을 겪었으니, 이를 뭐라 나무랄 수 없다. 국가가 한 명이라도 더 세금을 성실하게 내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정책을 실현해도 모자라는 중요한 때에, 오히려 납세자로 하여금 세금에 불만을 갖도록 하였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국가 스스로 납세자의 조세 조항을 만들어 버린 셈이다.
국가는 지난 5년 동안 부동산 세금을 가지고 국민을 너무 힘들게 했다. 국가는 더 이상 국민을 힘들게 해서는 안된다. 국가는 국민이 아무런 걱정 없이 열심히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국가가 걱정하는 세금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앞으로는 개인, 가정, 기업이 믿고 따라갈 수 있는, 엎치락뒤치락 하지 않는 세금 정책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전완규 변호사
[전완규 변호사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으며,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세제위원회 위원, 한국국제조세협회 재정이사, 한국지방세연구원 쟁송사무지원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