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종 향해 "우리 딸 살려내" "넌 내 손에 죽어"…유족들 울분
14일 첫 공판…법정 찾아 분노 표출
성남(경기)=성시호
2023.09.14 13:51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으로 숨진 이들의 유족들은 14일 최원종(22)을 향해 이렇게 외치며 오열했다. 이날은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부장판사 강현구) 심리로 최원종에 대해 첫 공판이 열린 날이었다.
공판은 10분여 만에 종료됐다. 재판부가 최원종에게 혐의를 인정하는지 여부를 묻자 변호인이 "증거 열람·등사를 아직 못했다"고 답한 탓이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증거를 검토할 수 있도록 다음달 10일 2차 공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최원종은 이날 황색 수의와 검정색 뿔테 안경을 착용한 채 법정에 들어섰다. 일부 유족은 공판 시작 직전 최원종을 향해 "저 나쁜 XX", "야 이 개OO야"라며 욕설을 했다.
교도관들은 공판을 마친 최원종을 구치소로 옮기기 위해 호송차에 태웠다. 유족은 최원종이 법원 청사 밖으로 이끌려 나오자 "넌 나오면 내 손에 죽어", "우리 딸 살려내", "우리가 뭘 잘못했길래 이러냐"며 소리쳤다. 이들은 호송차가 출발할 때까지 차창 너머로 최원종을 찾으며 고함쳤다.
사건 당일 최원종이 몰던 차량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달 28일 숨진 피해자 김혜빈씨의 부친 김모씨는 방청을 마친 뒤 취재진이 "어떤 판결이 내려졌으면 좋겠냐"고 묻자 "우리는 무조건 사형을 원한다"고 답했다.
김씨는 "딸 아이가 겨우 스무 살인데 인생을 완전히 빼앗아 갔다"며 "그 인생을 최원종과 맞바꿀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도저히 이 세상에서 딸을 죽인 사람과 같이 살아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원종의 차량에 치여 사흘 만에 숨진 60대 여성 피해자의 남편 A씨는 취재진에게 "인도를 아내와 걷는데 갑자기 (최원종이 몰던) 차량이 지나가면서 아내가 쓰러져 피를 흘렸다"며 "말 한마디 못하고 생각지 못한 이별을 했다. 눈물 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
최원종은 지난달 3일 저녁 5시56분쯤 경차를 몰고 경기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백화점 앞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은 뒤 매장에서 9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체포됐다. 검찰은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29일 최원종을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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