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교도소에서 무슨 일?…웹툰 공모전 '대상' 수형자가 탔다

정경훈 2023.10.04 10:32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남들보다도 더 열심히 땀흘려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웹툰을 통해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에 기여하고 사회에 꼭 필요한 일꾼이 되는 것으로 삶의 의지를 찾고 잘못에 보답하겠습니다."

한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한 웹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수형자 A씨가 쓴 감사 편지 일부다. 법무부는 지난해 7월부터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수형자들을 대상으로 '웹툰 콘텐츠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시범 실시하고 있다. 수형자에게 웹툰 크리에이터 자격증 취득 과정에 필요한 전문 기술을 가르치고, 위탁작업을 수행하면서 현장 기술을 익힐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4일 법무부에 따르면 시범사업은 경기 안양 연성대학교 웹툰만화콘텐츠학과와 민간 콘텐츠 사업자의 협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수형자들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출소 후 사회 정착금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다. 법무부는 실력을 갖춘 수형자가 출소한 뒤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아 웹툰 작가 등으로 일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수형자 30명이 해당 훈련을 수료했고, 8명이 병무청, 지자체, 한국전력공사 등 공공기관 주관 공모전에 작품을 내 대상·우수상 등을 받았다.

이인섭 서울남부교도소 훈련실장은 "웹툰 훈련을 새롭게 도입하고 지도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수형자들이 지난 범죄를 뼈저리게 반성하고 회복을 향한 시도를 하는 모습에서 작은 희망을 봤다"며 "이들이 사회에 잘 정착해 국가와 지역사회 공익 활동에 꾸준히 기여하고, 수형자들을 향한 (사회의) 불신을 조금씩 변화시켜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웹툰 직업훈련프로그램의 효과를 점검한 뒤 대학·민간기업 등 지역사회 참여자들과 협력해 문화콘텐츠 분야 직업 훈련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출소자의 안정된 근로와 직업 활동이 결국 안전한 사회를 이루는 밑바탕이 된다"며 "실효성 있는 직업훈련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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