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의혹' 송영길 13시간 조사 후 귀가…"정치적 수사"

정경훈 2023.12.09 00:35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12.0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수수' 의혹 사건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검찰 출석 13시간 만에 귀가했다. 첫 피의자 소환 조사를 받은 송 전 대표는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전날 오전 9시부터 13시간 동안 송 전 대표의 정당법 위반 등 혐의에 관한 조사를 진행했다. 13시간은 휴식과 조서 열람을 포함한 시간이다. 검찰은 이날 A4 용지 약 2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해 송 전 대표가 연루된 돈 봉투 살포 의혹, 당 대표 경선 캠프자금 부정 수수 의혹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는 오후 10시7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왔다. 그는 "진술거부권 행사를 왜 했느냐는 지적을 언론과 국민 일부가 했다"며 "검찰에 자진 출석해 소환 요구한 것은 신속한 종결 처분을 말한 것이다. (반면) 특수부는 후퇴가 없다. 별건으로 영장 청구하거나 기소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당법 위반 사건은 특수부에서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정치적 수사가 될 수밖에 없다"며 "총선이 다가오는데 (사건을) 끌고 가면서 의원 소환하겠다고 언론 플레이하고 민주당 이미지 안 좋게 만들려는 의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직선거법에 비해 (정당법 위반 사건은) 비난 가능성도 적고, (전당대회는) 당내 잔치다. 당내 자율성이 보장된 영역인데 특수부가 이렇게 수사한 것은 헌정사 처음이다. 그런 형평성에 대해 말했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8시25분쯤 검찰청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사가 내 말을 듣지 않고 나를 옭아매려고 기획수사를 한다면 말할 필요가 없다"며 "증거를 모았다면 그것을 가지고 기소하라. 재판에 넘기면 법정에서 다투도록 하겠다"고 했다.

돈 봉투 살포 의혹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민주당 관계자들이 현직 의원, 당직자들에게 현금을 살포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총 9400만원이 살포됐으며 현직 의원 약 20명에게 총 6000만원가량이 제공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금을 마련해 살포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은 윤관석 의원(현 무소속),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아울러 송 전 대표의 외곽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자금으로 캠프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 민간 사업자가 자금을 대며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살포 과정서 일어난 일을 당 대표 후보가 모두 알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날 송 전 대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가 소환 조사가 필요한지 검토할 방침이다. 최근 검찰은 송 전 대표 조사가 마무리되면 돈 봉투 수수 혐의를 받는 현직 의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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