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일반

'거물급 기레기' 댓글, 모욕죄 '무죄'…대법서 판결 뒤집힌 이유는

조준영 2024.05.24 09:11

언론사 대표를 비판하며 '거물급 기레기'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전후 사정을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지역신문 대표 B씨에 대해 '거물급 기레기'라는 글을 페이스북 댓글에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가 대표인 여론조사기관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을 제기하고 선거관련 보도 행태를 비판하다 B씨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하자 이를 비판하는 글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게시했다. A씨는 '바른 글이라 공감이 간다'는 댓글에 'B씨가 거물급 기레기'라는 답글을 달았다.

1심과 2심은 A씨에게 모두 벌금 30만원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모욕죄의 위법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법원이 "'거물급 기레기'라는 표현이 언론인인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욕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피해자의 공적·사회적 활동과 관련한 의견을 담은 글을 작성하면서 '거물급 기레기'라는 표현을 한 것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고 밝혔다.

'거물급 기레기'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의혹을 제기하거나 해명을 촉구한 A씨를 고소한 B씨 태도를 비판하는 의견을 압축해 강조하는 과정에서 다소 감정을 섞어 부분적으로 사용한 표현"이라며 "'기레기'라는 표현은 기자를 비하해 부르는 속어로 기사나 기자의 행태를 비판하는 글에서 비교적 폭넓게 사용된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작성한) 댓글 역시 언론인인 피해자의 고소 등 행태와 관련된 것으로 표현이 지나치게 모욕적이거나 악의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공유하기

1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