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의사들의 개인정보를 포함한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작성·배포한 사직 전공의의 보석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28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정모씨의 보석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정씨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계속 받게 됐다.

지난달 29일 정씨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게 해달라며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한 바 있다.

정씨는 지난 22일 첫 공판에서 "구속 수감 중이다 보니 증거 기록을 검토하기도 힘들고, 명단에 있는 300명의 이름을 다 기억하지도 못해 방어권 행사에 많은 제한이 있다"며 "보석을 허가해 주면 성실히 출석해 재판받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씨는 지난 7월 의사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와 텔레그램에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의대생 등 의료계 블랙리스트 명단을 총 26차례에 걸쳐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블랙리스트에는 전공의·전임의·의대생 등 1100여명의 소속 병원·진료과목·대학·성명 등 개인정보가 포함됐다.

검찰은 이에 '집단으로 조롱, 멸시의 대상이 되도록 했다'는 취지에서 온라인 스토킹의 전형적 형식을 띄고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