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부부 쌍특검' 곧 가동…최대 170일· 360명 수사팀·29개 사건 판다
조준영, 김호빈
2024.12.13 16:32
내란특검&김건희특검 주요 내용/그래픽=이지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죄로 수사하는 특별검사법과 네 번째 발의된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나란히 통과되면서 본격적인 특검 정국이 열릴 전망이다. 지난 10일 국회서 처리된 '내란 상설특검법'도 즉시 가동되면서 300명이 넘는 '공룡 특검'이 내년 상반기 내내 윤 대통령 부부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을 통과시켰다.
◇수사팀 규모도, 수사대상 사건도 모두 역대급
역대 동시특검 수사인원 및 수사기간 비교/그래픽=이지혜
우선 수사규모가 역대급이다. 2개 이상의 특검이 동시에 가동된 것은 1999년 조폐공사파업·옷로비 특검, 2007년 삼성비자금·BBK 특검 등 두차례로 조폐공사파업과 옷로비 특검에 26명, 삼성 특검과 BBK 특검에 각각 77명과 106명 투입됐다. 이번엔 내란 혐의 일반특검법만 최대 205명 규모이고 김건희 특검에서도 최대 155명 규모의 수사팀을 꾸릴 수 있다.
지난 12월 국회를 통과한 일반특검법에 따르면 내란 상설특검이 먼저 가동되더라도 수사대상이 같기 때문에 일반특검이 출범하면 상설특검은 사건과 인력을 인계하고 사퇴하게 돼 중복수사가 이뤄지진 않을 전망이다.
수사대상 사건은 3개 특검을 모두 합치면 40개에 달한다. 다만 일반 특검과 겹치는 상설특검의 수사대상을 제외하면 실제로 특검이 다룰 사건은 총 29개로 정리된다. 내란 일반특검법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지휘 의혹, 국회의원 등 불법체포 감행 의혹 등 14개, 김건희 특검법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백 수수 의혹, 명태균씨 관련 국정개입 의혹 등 15개가 담겼다.
수사기간은 최대 110일인 상설특검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특검은 최대 170일 동안 수사할 수 있다. 준비기간 20일 동안 특검을 꾸린 뒤 90일간 수사 후 국회 및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추가로 30일을 연장할 수 있다. 수사기간이 추가로 필요한 경우 대통령 승인을 받아 30일 동안 재연장할 수 있다. 특검이 내년 1월 중 본격 가동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내내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검 언제부터 시작하나…역대 특검 사무실은 어디?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12.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최진석
지난 10일 통과된 상설특검은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어 이미 특검추천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다만 국회가 즉각 특검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를 구성했지만 대통령의 추천의뢰가 없어 공회전하고 있다. 오는 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돼 한덕수 권한대행이 후보추천을 의뢰할 경우 후추위는 5일 안에 특검 후보자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이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하게 된다. 이후 특별검사보 임명 등 20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수사에 착수하는데 일반특검과 달리 상설특검은 준비기간 동안 수사를 할 수 없다.
일반특검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탄핵소추 의결 전까지는 언제든지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국무위원들이 국무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낮아 실제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거부권 행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는 12월 말부터 쌍특검 임명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 임명절차엔 8~9일이 소요된다. 내년 1월 초중순부터 쌍특검이 모두 20일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특검의 경우 증거인멸 우려가 있으면 준비기간에도 수사할 수 있어 내년 1월부터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역대 특검은 대체로 서울 강남, 서초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드루킹 특검 △국정농단 특검 △내곡동 특검 △디도스 특검 등이 서초동과 역삼동에 사무실을 꾸렸다. 가장 최근에 꾸려졌던 고(故) 이예람 중사 특검은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에 사무실을 차렸다.
◇검찰 중심 특검은 옛말?…국수본·공수처 대거 파견 전망
허익범 특검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동 드루킹 특검 사무실에서 김동원 씨 댓글 조작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공모(共謀) 의혹 관련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2018.08.27
이번 특검팀 구성은 과거와는 크게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보통 특검이 가동되면 검찰 내 '에이스' 검사들이 대거 파견돼 주요 수사를 이끌었지만 이번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적극적으로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는 데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수사를 불신하는 분위기라 특검 내 검사 비중이 예년보다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난 12일 국회를 통과한 4차 김건희 특검법안엔 공수처에서 최소 1명 이상을 파견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검찰 내에선 이번 특검에 파견된 검사들이 사생결단으로 수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미 대통령 탄핵으로 대세가 기운 상황에서 눈치 볼 필요가 있겠느냐는 후문이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정치상황을 당연히 볼 테고 사안도 너무 중요해 누가 가더라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최근 수사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특검이 출범하더라도 수사할 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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