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때와 달리 조용했던 윤 대통령…이진우 증인 신문 내내 눈 감아
정진솔
2025.02.04 17:02

윤 대통령의 모습은 지난 4차 변론기일과 같았다. 남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맸고, 머리는 늘 보던 모습대로 1:9 가르마로 정리했다. 오후 1시57분쯤 대심판정에 들어온 윤 대통령은 본인에게 인사하는 대리인단을 보고선 잠시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약 25분쯤 이어진 탄핵심판 절차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눈을 감고 있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사령관이 입정하자 감고 있던 눈을 뜨곤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 전 사령관이 증인 선서를 하자 힐끔힐끔 곁눈질로 바라봤다. 이후로는 눈을 감고 큰 움직임 없이 앉아 있었다. 비상계엄 당시 출동했던 군사경찰단의 녹취록이 화면에 띄워졌을 때는 잠시 앞의 화면을 바라봤고 이 전 사령관 증언을 들으며 약 30초간 메모를 하기도 했다.
이날 이 전 사령관은 자신의 형사 재판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증언을 거부했다.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국회를 봉쇄해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고 정치인 등을 체포하려 했다는 본인의 핵심 혐의는 모두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차 변론기일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증인 신문을 할 때와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재판부가 윤 대통령이 직접 증인에게 질의를 하지 못 하게 한 탓인지 특별히 심판에 개입하려 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 전 사령관이 수방사 B1 벙커를 입에 올리자 살짝 이 전 사령관 쪽을 바라봤으나 이내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이 전 사령관의 증인신문이 끝난 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윤 대통령은 "실제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뭐 지시했니, 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그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 쫓는 느낌을 받았다"며 "상식에 근거해서 본다면 이 사안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 잘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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