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정치인 체포 시도 있었다"…尹 "洪과 통화, 계엄과 무관"
(종합)
한정수, 한지연
2025.02.04 21:28

반면 윤 대통령은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홍 전 차장과 통화에서 국정원에서 방첩사를 도와주라는 취지의 말을 했지만 비상계엄과는 무관한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전 차장은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 대공수사권을 줄 테니 도와'라는 취지로 말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기억한다"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누구를 잡아들이라는 지시였느냐"는 질문에는 "대상자를 규정할 수 없어 누구를 잡아야 한다는 것까지는 잘 몰랐다"고 말했다. 또 누구를 잡으라는 말인지 되묻지는 못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여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 홍 전 차장의 주장이다. 홍 전 차장은 이 때 여 전 사령관이 정치인 명단을 불러줘 받아적었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여 전 사령관이 해당 명단에 있는 인사들을 체포하려 했고 국정원의 위치 추적 등 도움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을 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한다.
홍 전 차장은 "여 전 사령관이 '체포조가 나갔는데 위치를 몰라 명단을 불러주겠다'고 했느냐. 이 때 여 전 사령관이 사용한 표현이 체포조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체포와 관련한 말을 들을 때 뭔가 좀 잘 못 됐다는 생각을 했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윤 대통령이 홍 전 차장에게 전화를 한 것은 맞지만 정치인 체포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고 '국정원이 대공수사를 해야 하는데 수사권이 없어졌으니 방첩사를 도와서 정보가 있으면 주고 간첩들을 싹 다 잡아들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홍 전 차장은 "일부 유사한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제가 기억하는 부분과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첩 이야기는 나온 적이 없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또 홍 전 차장에게 전화를 한 것은 조태용 국정원장이 해외 출장 중이라고 오인해 한 것이고 비상계엄과 관련한 논의를 할 목적이 있었다면 굳이 홍 전 차장이 아닌 조 원장과 통화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원에 방첩사를 도와주라는 이야기는 조 원장에게나 늘 한다. (홍 전 차장과 통화에서는) 정보들이 많이 있어 예산 지원을 좀 해주라는 이야기를 해서 좀 도와주라, 계엄사무와 관계 없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한편 홍 전 차장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할 때와 신문을 마치고 나갈 때 윤 대통령 쪽을 향해 인사했지만 윤 대통령은 인사를 받지 않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