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발목을 잡아 버린 '세금'

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전완규 변호사(법무법인 화우) 2016.10.12 16:22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사진제공=뉴시스


다가오는 11월18일은 미국 46대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이다. 더 좋은 후보를 선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종전 선거와 달리 이번에는 덜 미운 후보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할 정도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모두에 대한 미국 국민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그래서 그런지 두 후보에 대한 흠집 내기는 어느 선거 때보다 심하고, 공교롭게 두 후보의 지지율 또한 박빙이다.

이 와중에 1970년대 이후 미국 대선후보 중 유일하게 납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1995년 9억 1600만 달러(약 1조 110억원)가 넘는 소득 손실을 신고한 후 이 손실분을 빌미로 1995년 이후 18년 동안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둘러싼 비난..'세금'은 사회 구성원간 약속


이러한 보도 내용이 사실인지, 도널드 트럼프가 18년 동안 연방소득세를 적법하게 감면받았는지 여부는 도널드 트럼프 자신이나 그 측근만이 알겠지만, 어찌 되었든 그 액수가 어마어마하게 크고 장기간 이루어져서 그런지 미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도 도널드 트럼프가 세금에 있어서만큼은 문제가 있는 사람임을 각인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이로 인해 한 달을 앞둔 대선에서 클린턴 재단의 의문스러운 후원금 모금과 개인적인 건강 문제로 난처한 상황에 부닥쳐 있던 경쟁자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구세주가 됨으로써 정작 도널드 트럼프 자신에게는 독(毒)이 되어 버렸다.

도널드 트럼프처럼 세금을 내지 않아 세금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는 사람에 대하여 많은 사회적 비난이 가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사회 구성원 간의 약속을 어겼다는 점에서 지극히 당연하고,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느 사회에서나 마찬가지이다.

여기서 세금에 대한 시각을 비난이라는 부정적인 관점이 아닌 이해와 존중이라는 긍정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보는 것 또한 흥미롭고 유익하다.

이해와 존중 관점에서 '세금 납부' 접근해야


세금은 국가 재정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자금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정책이나 부의 재분배 등과 같은 사회정책적 기능 수행에 필요한 자금으로도 사용되므로, 세금을 많이 내면 낼수록 국가나 사회에 기여하는 몫은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세금을 많이 내는 개인이나 법인이 많아질수록 국가나 사회는 더욱 윤택해 질 수 있고, 이에 따른 혜택은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직간접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 따라서 사회 구성원들이 세금을 내는 개인이나 법인의 존재나 역할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세금을 내는 개인이나 법인은 사회 구성원으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는 이익을, 나머지 사회 구성원들은 세금을 통한 부의 재분배 등과 같은 이익을 누리게 되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세금을 많이 내는 자와 어쩔 수 없이 그렇지 못한 자 간의 상호 이해, 존중은 사회 구성원 각자가 마음먹고 실천에 옮기기만 하면, 별도의 경제적 비용 지출 없이, 자발적인 세금 납부를 통해 사회 유지에 필요한 자금 조성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제도적 장치의 정립, 유지 이상으로 더 큰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세금 납부를 이해와 존중이라는 관점에서의 접근하는 것은 제대로 못 하는 아이에게 꾸중이나 간섭만 하면 삐뚤어질 수 있으나, 잘할 수 있다거나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면 기대 이상으로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만일 도널드 트럼프가 지금까지 자신이 가진 재산과 얻은 소득에 대하여 빠짐없이 세금을 냈더라면, 부자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미국 사회의 구성원들로부터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점에서 세금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느냐 여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법무법인(유) 화우의 전완규 파트너 변호사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으며,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업무분야는 법인세, 부가가치세, 지방세 등과 관련된 조세자문 및 조세쟁송, 특히 국제조세 관련 분야이다. 그 밖에도 풍력발전사업, 토지수용 등을 포함하여 각종 일반행정에 관한 자문 및 소송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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