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묵비권 행사 않고 일부 질문에 적극 의견 피력

이태성 기자양성희 기자 2017.03.21 17:30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 포토라인에 섰다. 헌정 사상 4번째로 이뤄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검찰은 전력을 쏟았고, 박 전 대통령 측도 방어를 위해 치열하게 다퉜다.

박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9시 24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이후 포토라인으로 이동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만 짧게 말한 뒤 걸음을 옮겼다. '검찰 수사가 불공정 했다고 생각하느냐' '아직도 이 자리에 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시느냐' '그동안 대면조사를 왜 거부해왔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박 전 대통령은 본격 조사를 받기에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 부본부장인 노승권 1차장과 10분가량 티타임을 가졌다. 이후 9시 35분부터 1001호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한웅재 형사8부장이 먼저 조사했고 이원석 특수1부장의 조사가 이어졌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모금 △삼성 뇌물수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 작성·관리 △공무원 인사 부당 개입 △청와대 기밀문서 유출 등 검찰과 특검 수사를 통해 드러난 의혹 전반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중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관련된 수사에 상당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재단에 기업들이 낸 출연금의 성격에 따라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할 혐의가 강요와 뇌물로 나뉘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를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수백 개의 질문을 던졌다.

박 전 대통령은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변호인단과 수차례 답변 연습을 진행한 박 전 대통령은,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일부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유영하·정장현 변호사가 조사실 안에서 박 전 대통령을 도왔으며 손범규·서성건·이상용·채명성 변호사 등은 조사실 밖에서 이를 보좌했다.

수사팀은 이날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수시로 수사 상황을 보고했다. 김 총장은 보고를 토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박 전 대통령의 신병과 관련된 최종 결단을 내릴 전망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그러나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정 넘어까지 조사를 받고 사저로 귀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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