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혁명+사법미래]②맞춤형 아기·인공지능 애완견은 정말 태어날까

대법원'2016국제법률심포지엄'…제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박보희 기자 2016.10.18 18:42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제법률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컴퓨터로 초인적인 지능을 주입한 맞춤형 아기는 태어날 수 있을까. 의식을 갖고 스스로 행동하는 로봇 애완견과 함께 거리를 산책하는 날은 얼마나 남았을까.

대법원은 18일 '4차 산업혁명의 도전과 응전:사법의 미래'를 주제로 2016국제법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첫번째 세션은 '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를 주제로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설립자이기도 한 오렌 에치오니 앨런 인공지능 연구소장, 기술발달로 인한 위험성을 경고해온 로만 얌폴스키 루이빌대 교수, 가상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중독자의 등장 등을 주장하는 그레이 스캇 시어리어스원더 대표가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그레이 스캇 대표 "중요한 것은 '기술에 우리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다"

미래학자 그레이 스캇 대표는 "우리는 이미 바이오 디지털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미 인간과 디지털의 신체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앞으로 자의식이 있는 기계가 나온다면 도덕적 문제는 어떻게 될 것인지, 아동 휴머노이드 로봇이 나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반응할지, 아동 로봇을 인간이 학대하는 경우와 같이 생소한 사건들이 발생했을 때 사법제도는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레이 스캇 대표는 "결국 중요한 것은 이같은 기술 혁신이 우리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며 "기계가 가진 의식이 진짜인지 가까인지가 아니라 일반 대중이 이 의식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기계들이 우리를 어떻게 대우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인공지능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며 "미래에 대해 활발히 논의하고 당장 행동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오렌 에치오니 교수 "인공지능 우리에게 파괴 아닌 힘 줄 것…데이터로 판단해야"

앨런 인공지능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오렌 에치오니 워싱턴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미래를 보는 가장 좋은 방식은 미래를 발명하는 것"이라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인공지능을 둘러싼 현재의 논의가 너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렌 에치오니 교수는 "우리에게 알파고는 유용한 도구이지 군주가 아니다. 알파고는 방대한 데이터를 연산해 바둑을 둘 수는 있지만, 바둑을 둘지 말지는 결정할 수가 없다"며 인공지능은 '자유 의지'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렌 에치오니 교수는 인공지능에 대해 너무 두려움을 가질 필요도 없고, 변화는 그렇게 빨리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전문가 집단에 초지능은 언제쯤 등장할 것으로 보느냐고 설문조사를 했더니 25년 이후에나 등장할 것이라는 답이 67.5%, 불가능할 것이라는 답이 25%였다"며 "인공지능이 인류를 파괴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균형과 견제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은 인류의 공익을 위해 사용해야 하고, 인류에 어떤 사회적 혜택을 줄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며 "결국 인공지능은 우리는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힘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려움'이 아니 '데이터'를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예측을 할 때 내부의 두려움과 꿈이 반영되고, 나중에는 이것이 합리화되기도 하는데 인공지능의 비용과 혜택을 데이터를 근거로 잘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데이터가 없는 주장은 철학에 불과하다"며 "데이터를 활용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의견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말 얌폴스키 교수 "준비는 필수…안전 보장 이후 기술 개발해야"

로말 얌폴스키 루이빌대 교수는 '인공지능과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로봇의 권리와 기계 윤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안전 조치가 제대로 안 돼 있는 상황에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라며 "안전 보장이 된 이후 개발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간의 윤리 문제에 대해서는 큰 고민이 없을 수 있지만 이를 기계에 대입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로봇의 권리에 반대하고, 로봇은 도구로 인류의 혜택을 위해서만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로만 얌폴스키 교수는 '준비'를 강조했다. 그는 "예를들어 우리는 돈을 줍는 것 같은 좋은 일은 언제나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만, 돈을 잃어버리는 것 같은 나쁜 일은 준비가 필요하다"며 "부정적인 결과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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