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혁명+사법미래]①"제4차 산업혁명 인간의 본질을 바꾼다"

대법원'2016국제법률심포지엄' 클라우드 슈밥 회장 "변화 수용은 선택 아닌 필수…모두 협력해야"

박보희 기자 2016.10.18 18:40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제법률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제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정체성, 우리가 누구인가를 바꿔놓는다. 지난 산업혁명이 일을 쉽게 잘 할 수 있도록 도왔다면, 제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본질과 사고방식, 인간 관계를 바꾸고 있다."

클라우드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은 18일 열린 '2016국제법률심포지엄'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법원은 이날 '4차 산업혁명의 도전과 응전:사법의 미래'를 주제로 국제법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다보스포엄에서 세계 최초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를 던진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을 비롯해 백강진 캄보디아 특별재판소 재판관, 그레이 스캇 시어리어스원더 미디어 대표, 오렌 에치오니 앨런 인공지능 연구소장, 로만 얌폴스키 루이빌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제4차 혁명으로 가장 충격 큰 분야 '법조계'…변치 않아야 할 가치도 고민해야"

고영한 법원행정처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심포지엄은 첨단기술의 발달이 가져올 미래의 법률분야, 인류의 미래 전반에 미칠 영향을 다양한 관점에서 조망하고 법률가와 인류의 대응 방향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심포지엄을 시작하며 "일부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가장 많은 충격을 받을 분야 중 하나로 법조계를 꼽고 있기도 하다"며 "미래 사법 환경을 예측해보면서 변화하는 사회에 부합하는 법률가의 역할과 임무는 무엇인지, 어떻게 합리적 분쟁 해결 절차를 마련할 것인지 논의해봤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급변하는 미래 사회에서도 변함없이 유지돼야 할 사법의 가치와 법조인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대체할 수 없는 법률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변치 않아야 하는 사법의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까지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4차 혁명은 '쓰나미'…'정체성의 변화' 대비해야"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제4차 산업혁명이 지난 세 차례의 산업혁명과 다른 점으로 △속도 △시스템의 변화 △복잡성 △정체성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제4차 산업혁명을 '쓰나미'에 비유했다.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제4차 산업혁명의 속도는 어마어마하게 빠르다"며 "1년 전 책을 쓸때만 해도 자율주행차 같은 것은 2030년 쯤이나 실현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난주 직접 탑승까지 했다. 정부와 사법부, 국민들은 얼마나 준비가 돼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나의 아이디어가 전체 체제와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며 우버 택시를 예로 들었다. 그는 "제네바에서 우버 택시가 등장하고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논쟁 끝에 정부는 우버 택시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법을 맏늘었다"며 "우버나 에어비엔비 같은 것은 하나의 상품이 아닌 아이디어인데, 이 하나의 아이디어가 전체 사회의 시스템과 법, 사회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산업 혁명이 아니라 시스템의 혁명이라는 말이다.

또 다른 차이점은 '복잡함'이다. 그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결합했을 때, 로봇과 결합했을 때 얼마나 상황이 복잡해질지 상상하기 어렵다"며 "한 분야가 아닌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포괄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혁명"이라고 말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핵심은 '정체성의 변화'다. 그는 "제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본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가 하는 일 뿐만 아니라 사고방식과 인간관계, 즉 '무엇'이 아니라 '누가'라는 부분까지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회 주체들간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빠른 변화 속도를 더이상 글로벌 사회 일원들이 감당하기 힘들어 질 것"이라며 "사회 모든 이해관계자들간 협업할 수 있는 센터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변화 수용은 선택 아닌 필수…유연성·적응력 중요해 질 것"

백강진 재판관은 클라우스 슈밥 회장에게 '평등과 일자리' 문제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백 재판관은 "소득 격차가 벌어지고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보편적 기본 소득을 도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사회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제4차 산업혁명으로 더 보람있고 흥미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만 문제는 '변동성'이다. 그는 "너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배우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사회 이해관계자들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정부와 기업, 의회 사법부가 모두 힘을 합해 협업을 통해 문제의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기때문에 닥치기 전에 선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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