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비아그라', 2천원 '팔팔정'… 효과도 5배?

[특허 읽어주는 남자]김주형 변리사(해움국제특허법률사무소)

김주형 변리사(해움국제특허법률사무소) 2016.11.09 13:02
비아그라 / 사진제공=화이자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의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입니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높은 인기를 누려왔습니다.  

화이자는 비아그라를 특허등록 받아 20년간의 독점적 판매권을 갖고있었지만 특허권의 존속기간이 2012년 만료돼 현재는 모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됐습니다. 비아그라 사용이 자유로워지자 제약업계에서는 100여개가 넘는 복제약품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처럼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권이 만료된 후 해당 의약품을 복제해 판매되는 의약품을 '제네릭'이라고 합니다. 제네릭 의약품의 경우 개발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오리지날 의약품에 비해 훨씬 낮은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한미약품은 비아그라의 제네릭인 '팔팔정'을 5분의1 가격으로 출시했고 현재는 오리지널 약품을 제치고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매출 1위의 기염을 토했습니다.
 
그렇다면 한미약품의 팔팔정은 그 가격만큼이나 효과도 비아그라의 5분의1 수준일까요.

제약회사가 제네릭 의약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얻어야합니다. 제네릭 의약품이 식약처에서 승인을 얻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통해 오리지날 의약품과 동등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인정돼야 합니다. 즉, 식약처의 승인을 받은 제네릭 제품은 오리지널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제네릭과 유사한 개념으로 '바이오시밀러'라는 것이 있습니다. 바이오시밀러 또한 특허권이 만료된 의약품을 복제한 것이라는 점에서 제네릭 의약품과 유사합니다. 다만 제네릭이 화학의약품에 관한 것이라면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의약품(생체의약품)에 관한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바이오의약품은 동식물에서 유래한 단백질 또는 호르몬을 원료로 생물공학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지는 의약제제를 의미합니다. 인슐린, 백신, 함암제 등이 바이오의약품에 해당합니다. 

화학의약품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의 화학 구조와 제조방법을 알면 쉽게 복제 약품을 제조할 수 있습니다. 복제된 의약품은 동일한 화학식을 갖기 때문에 당연히 동일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반면 동식물의 세포와 조직을 이용하는 바이오의약품은 작은 환경의 차이에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완전히 동일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한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다시 임상시험을 거쳐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 때문에 제네릭에 비해 개발기간이 몇배 길고 비용도 더 많이 듭니다. 

일반적으로 바이오의약품은 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고 진입장벽 또한 높기 때문에 화학의약품에 비해 비쌉니다. 예를 들어 항암제의 경우 가격이 비싸서 항암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빈번할 정도입니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바이오의약품의 가격을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는 고가의 의약품과 동등한 효과를 갖는 의약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산 가짜 비아그라와 같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지 않은 의약품은 오리지널과 동등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니 조심하는게 좋겠습니다. 


[Who is]
김주형 변리사는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했고 제일특허법인 화학부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현재는 해움국제특허법률사무소 파트너 변리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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