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일반

[친절한판례氏] 유효기간 7일 지난 면허증 들고 운전하면 ‘위법’

기간만료된 면허증으로는 ‘현재’ 적법한 운전자인지 확인 不可

장윤정(변호사) 기자 2017.02.09 23:03

우리 도로교통법 제77조에 따르면, 운전자들은 자동차를 운행하는 중 항상 운전면허증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운전 중 경찰공무원으로부터 면허증의 제시를 요구받을 경우 항상 이를 제시해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운전면허증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면 재발급을 받는 데까지 시간이 소요되므로, 그 기간 동안에 면허증을 가지고 다니지 못할 운전자들을 위해 법은 임시운전증명서 등의 증명서를 발급해 면허증을 대신할 수 있게 해뒀다.

 

이와 관련해 유효기간이 만료된 면허증은 아예 면허증으로서의 기능이 없는지를 두고 대법원까지 갔던 사례(89도1396)가 있다.

 

택시운전사인 A씨는 택시 운행 중 도로에서 만난 교통경찰로부터 운전면허증을 제시해달라는 요구를 받게 됐다. A씨는 평소 가지고 다니던 자신의 면허증을 제시했지만, 이 면허증은 유효기간이 만료된 지 일주일이 지난 것이었다.

 

검찰은 "A씨가 면허증을 지니지 않고 운전했다"며 도로교통법 위반죄로 그를 기소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유효기간이 끝난 면허증이라도 이것 역시 운전자가 면허를 가지고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하나의 증거가 된다면 대신 이 면허증을 제시했더라도 도로교통법 위반은 아니다"고 주장했고, 1심과 2심은 이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에게 도로교통법 위반죄 유죄를 선고했다. 유효기간이 지난 면허증은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운전자가 지니고 다녀야 하는 면허증'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도로교통법 제77조의 취지에 대해 "경찰공무원이 교통정리나 단속 등을 할 때 운전자의 신원과 면허조건 등을 운전면허증의 외관만으로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해 유효한 운전면허의 유무를 판별하는 데 지장이 없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이 규정에서 말하는 운전면허증이란 적법한 운전면허의 존재를 추단하게끔 할 수 있는 면허증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라며 "운전자가 면허를 가지고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증명수단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이 아니다"고 말했다.

 

비록 A씨가 경찰에게 제시한 유효기간 지난 면허증이 그에게 면허가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현재 그가 적법한 운전면허를 갖고 있는지를 나타내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이것이 유효한 면허증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 판례 팁 = 운전면허증의 휴대와 제시의무를 규정한 도로교통법 제77조와 관련 조문들은 유효기간이 만료되거나 하는 등의 운전자 개인 사정으로 인해 유효한 면허증이 부존재하는 공백기 동안에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증명서의 발급을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A씨와 같은 상황에 놓인 운전자들은 미리 운전면허증을 대신할 수 있는 적법한 증명서를 준비해두어야 도로교통법 위반을 피할 수 있다.

 

 

◇ 관련 조항

- 도로교통법

제76조 (임시운전증명서)

①시·도지사는 운전면허증을 받은 사람으로부터 제73조 내지 제75조의 규정에 의한 서류를 받은 때에는 내무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임시운전증명서를 교부하여야 한다.

②제1항의 임시운전증명서는 그 유효기간중 운전면허증과 같은 효력이 있다.

 

제77조 (면허증휴대 및 제시의무)

①자동차등을 운전하는 때에는 운전면허증이나 운전면허증에 갈음하는 증명서(제76조의 규정에 의한 임시운전증명서, 제99조의 규정에 의한 출석지시서 및 범칙금납부통고서, 제102조제2항의 규정에 의한 고지서를 말한다. 이하 같다)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②제1항의 운전자는 운전중에 경찰공무원으로부터 운전면허증이나 운전면허증에 갈음하는 증명서의 제시요구를 받은 때에는 이를 제시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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