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선 '탈권위', 밖으론 '소통'…문무일 검찰총장의 하루

양성희 기자 2017.08.02 16:40
문무일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56·사법연수원 18)이 연일 탈권위·소통 행보를 펼치고 있다. 검찰개혁이란 숙제를 풀기 앞서 내부적으론 조직원들을 다독이고 대외적으론 검찰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일 검찰에 따르면 문 총장은 검사들이 신임 총장에게 처음으로 인사할 때 "검사 OOO(이름)"라고 이른바 관등성명을 보고하는 군대식 '신고' 문화를 없애도록 했다. 문 총장은 지난달 25일 취임식에서도 간부들이 서열 순으로 도열해 총장과 차례로 악수를 나누는 관행을 버리고 원형 테이블에 앉은 검찰 간부들을 일일이 찾아가 악수를 건넸다. 

지난달 31일 검찰 직원 정기인사를 앞두고 열린 환송회 자리에선 인사 대상자인 수사관·실무관 등 검찰 직원들이 모두 앉은 채 총장의 인사말을 들었다. 그동안 총장이 발언할 때 전원 기립하는 게 관례였다.

한편 문 총장은 대외적으론 광폭의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 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 화두인 상황에서 지난달 28일 예고 없이 이철성 경찰청장을 방문했고, 전날부터는 연이틀 국회를 찾아 각 당의 대표·원내대표 등을 두루 예방했다. 과거 총장들이 취임 인사차 국회를 방문해서도 국회의장과 법제사법위원장만 만나고 돌아갔음에 비춰 이례적이다. 또 문 총장은 모든 외부일정에 별도의 수행단없이 수행비서 한명만 대동하고 있다.

문 총장은 이날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우택 자유한국당·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를 각각 만났다. 전날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김동철 원내대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와 면담했다. 3일엔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각각 여름휴가를 떠나 있어 아직 일정을 잡지 않았다. 

일각에선 홍 대표의 경우 문 총장이 '성완종 리스트' 수사팀장을 맡아 직접 기소한 인물이란 점에서 면담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홍 대표의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돼있다. 이에 대해 문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로부터 '홍 대표도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국민의 대표이기도 하니 시기를 적절히 조절해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문 총장은 정치권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거듭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 의장에게 "지난 시기 국민이 검찰에게 받았던 아픔과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어떻게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올바른 처방이 나오도록 검찰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이끌어낸 결론을 존중하고 잘 따르겠다"고도 했다. 그는 주 원내대표를 만나서도 "국민이 검찰 때문에 상심했을 텐데 최선을 다해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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