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집사' 김백준 檢 조사 마치고 귀가…혐의 부인

국가정보원서 수억원 자금 수수한 혐의

백인성 (변호사) 기자 2018.01.14 15:06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린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1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국정원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조사를 받기위해 출석하고 있다. 2018.1.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명박정부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강도높은 조사를 받은 끝에 14일 새벽 귀가했다. 김 전 기획관은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13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김 전 기획관을 소환해 국정원 자금을 수수한 경위와 용처, 윗선의 지시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김 전 기획관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김성호(68)·원세훈(67) 당시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각각 2억 원씩 총 4억 원의 자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자금의 대가성 등 뇌물수수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으며, 이 전 대통령의 지시·관여 등 연관성도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기획관은 2008년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이 전 대통령을 보좌했고 곧바로 청와대에 입성해 그해 2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총무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2011년 12월까지는 총무기획관을 맡아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린 인물이다.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 서울메트로 상임감사를 지내기도 했다.

김 전 기획관은 전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에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만 말했다. 14일 귀가 때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최근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을 포함한 이명박정부 시절 청와대 실세들이 수억원대 국가정보원의 자금을 불법수수한 정황을 잡고 김 전 기획관과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의 자택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이어 김 전 비서관과 김 전 실장에 대한 조사도 벌였다.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자금 유용 사건을 수사하던 중 수억원대의 국정원 자금이 이들 세 사람에게 여러 차례 나눠서 건네진 단서를 포착했다. 이로써 국정원의 청와대 뇌물 상납사건에 대한 수사는 박근혜정부에서 이명박정부로 확대된 셈이 됐다. 

검찰은 이 돈이 이명박정부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빚어진 '민간인 사찰사건' 폭로자의 입을 막는 데 쓰였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 중 5000만원이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건네진 정황을 포착한 데 이어 다른 돈도 비슷한 이유로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검찰은 김성호·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비공개 소환조사했다. 이들은 국정원 관계자들로 하여금 특수활동비를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전달케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원장은 이명박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원 전 원장은 2009년 2월부터 이명박정부 임기가 끝난 2013년 3월까지 국정원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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