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빙판길서 '꽝'…누가 책임지나?

권형필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 2018.02.20 05:20


아파트 관리단 담당자는 기온이 지속적으로 영하로 내려가고 더욱이 눈과 비가 계속 오는 상황이라면 평소보다 관리업무에 주의의무를 더 기울여야 하고, 만약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입주민이 눈길에 넘어져 상해를 입었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단 101462 판결).

아파트 내에서 입주민이 빙판에 넘어져 사고를 당한 경우, 아파트 관리자의 책임은 어떻게 될까.

기존 법원은 아파트 내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관리 소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수준을 요구했고,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관리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판단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다만 피해자의 과실 비율에 따라 그 책임을 제한하는 형태의 판결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그와 같은 엄격한 기준을 벗어나 상식선에서 판단하는 판결들이 간혹 눈에 보인다.

이 사건의 원고는 아파트 입주민으로서 4일 전부터 내린 눈으로 생긴 빙판에 넘어져서 발목에 골절상을 입었고 관리자가 시설 관리를 소홀히 했음을 이유로 그와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판례대로라면 관리자가 제설작업을 소홀히 하였음을 이유로 곧바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대상 판결은 기존 판례와는 달리 무조건적인 관리 수준을 요구하지 않고 눈과 비가 지속적으로 오는 상황이라면 관리책임자로서는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제설 및 제빙 작업을 해야 함을 지적하면서 관리자가 그에 상응하는 작업을 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따라서 관리책임자가 관리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눈이나 비가 올 때, 혹은 바람이 불 때에는 조금 더 엄격하게 관리업무를 진행하고, 추후 소송을 대비해 관리업무를 진행했다는 사실에 대한 자료를 필히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권형필 변호사는 주로 집합건물과 부동산 경매 배당 관련 사건을 다루고 있다. 저서 집필, 강의, 송무 등으로 활동 중이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 경매·집합건물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1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