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야릇한' 사진이…"일단 화면 캡처부터"

[Law&Life-'내 손 위의 악마' 사이버성폭력 ②] "민·형사 소송하려면 증거 확보가 우선"

한정수 기자 2018.03.09 05:02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신체적 성폭력에 비해 가벼운 것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지만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사이버성폭력'도 엄연히 범죄다. 피해를 입었을 때 적절한 조치를 해둬야 향후 올바른 대응을 할 수 있다.

음란한 내용을 특정 피해자에게 문자 메시지로 보내거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 게재할 경우 통신매체 이용 음란죄로 처벌될 수 있다. 물리력 행사없이 피해자를 협박해 신체 사진을 받아낸 경우도 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는 판례도 있다.

사이버성폭력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어떤 유형으로든 피해자가 성적인 수치심을 느낄만한 내용이 전달됐다면 가해자는 피해자의 정신적 손해에 대해 금전적 배상을 해야 할 수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민·형사상 소송으로 가려면 피해자가 증거를 최대한 확보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먼저 성적인 요구를 하거나 불쾌감을 주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나 대화 내용이 담긴 화면을 캡처해 보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을 경우에는 상대방의 아이디나 닉네임 등을 저장해 둬야 한다. 또 통화를 했다면 통화 내용을 녹음하거나 내역을 보관해 두는 것이 좋다.

이처럼 사이버성폭력 피해 증거를 확보한 뒤 변호사를 찾아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이버성폭력은 증거가 쉽게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사건 초기 최대한 많은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며 "이는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일을 스스로 하는 것이 어렵다면 사이버성폭력 전문 상담센터 등을 찾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만들어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피해자 상담과 보호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센터는 피해자 관점에서 사이버성폭력 관련 상담을 제공한다. 수사기관에 범죄를 신고하면 피해자 진술을 할 때 동행을 해주기도 한다. 이 밖에도 신고를 하지 못한 피해자들을 위해 무료 법률지원 서비스와 심리 치료도 지원한다.

경찰 역시 사이버성폭력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 6일 사이버성폭력 수사팀을 신설했다. 수사팀은 각 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1∼6명씩 총 50명 규모로 설치됐다. 여성인 피해자가 수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당하는 경우를 줄이기 위해 지방청별로 여성 경찰관도 배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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