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방패'와 검찰의 '칼잡이', 누군가 보니

백인성 (변호사) 기자 2018.03.14 15:30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14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출석해 대국민 메시지를 밝히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는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2018.3.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77)의 운명을 걸고 검찰과 변호인단이 자존심을 건 일전을 벌였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조사에는 검찰을 대표해 서울중앙지검의 송경호 특별수사2부장(48·사법연수원 29기),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48·29기), 이복현 특수2부 부부장(46·32기)이 투입됐다. 그들의 손엔 120페이지에 달하는 질문지가 들려 있었다.

동갑내기에 연수원 동기인 두 부장검사 가운데 송 부장은 그동안 자신이 수사해온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과 민간의 뇌물 등 이 전 대통령의 불법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송 부장은 1997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00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부산지검 검사로 임관해 대검찰청 연구관,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수원지검 특수부장 등을 거친 '특수통'이다.

신 부장은 자신이 수사했던 이 전 대통령의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실소유 의혹과 경영 비리에 대해 주로 신문했다. 2010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이끌었던 스폰서 검사 진상조사, 2013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굵직한 사건들을 도맡았던 검사다. 2008년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에 대한 BBK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이 전 대통령을 이미 한차례 수사한 바 있다. 대검 연구관, 광주지검 특수부장 등을 지냈다.

두 부장이 교대로 신문하는 동안 이 부부장은 이 전 대통령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수사하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구속시킨 검사다. 1998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뒤 2000년 사법시험도 합격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활동한 특수통이다.

이에 맞서 이 전 대통령 측에선 강훈(64·14기) 박명환(48·32기) 김병철(43·39기) 피영현(48·33기) 변호사가 방패로 나섰다. 서울고법 판사 출신이자 법무법인 바른의 창립 멤버인 강 변호사는 이명박정부 초기인 2008년∼2009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2007~2008년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 수사와 BBK 관련 수사에서 이 전 대통령이 무혐의 처분을 받는 데 역할을 한 변호사다. 

강 변호사는 최근 이 전 대통령을 돕기 위해 바른에서 나와 이 전 대통령 변호를 전담하기 위한 법무법인 '열림'을 세웠다. 박 변호사는 2010년∼2011년 이명박정부 청와대에서 국민소통비서관을 지냈다. 피 변호사는 강 변호사와 바른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날 검찰 조사에서 강 변호사 등은 이 전 대통령 옆에 앉아 적극적으로 조력권을 행사했다.

검찰 출신으로 이명박정부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정동기 변호사(65·8기)는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에 끝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과거 검찰의 BBK 수사 당시 대검 차장이었던 정 변호사가 이 전 대통령 사건을 수임하면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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