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위기 벗어난 건설업자 윤중천…수사단 "영장 재청구 검토"(종합)

개인비리로 신병 확보 후 '김학의 사건' 수사하려 했으나 차질

이미호 기자 2019.04.19 23:21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58)씨가 19일 저녁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빠져나오고 있다. /뉴스1
사기 및 알선수재 등 '개인 비리'로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신병을 먼저 확보한 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성범죄 의혹에 대해 입을 열게 하려는 검찰 계획이 윤씨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검찰은 기각 사유를 분석하고 보완 수사를 거쳐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등의 혐의를 받는 윤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신 부장판사는 "수사 개시 시기나 경위, 혐의 내용과 성격, 소명 정도, 윤씨 체포 경위 및 이후 수사 경과, 윤씨 변소의 진위 확인 및 방어권 보장 필요성, 윤씨 태도, 윤씨 주거 현황 등을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 48시간 체포 시한을 넘겨 계속 구금할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개인비리 혐의로 윤 씨를 압박해 뇌물수수 혐의 등 김 전 차관과 관련된 범죄 단서를 확인해 수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에 제동이 걸리면서 향후 수사에 난관이 예상된다.

윤 씨는 이날 오전부터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검찰이 과거에 잘못해 놓고선 이제 와서 다시 조사하는 게 상당히 억울하다"고 말했다. 윤 씨 변호인도 "'김학의 수사단'이 별개의 사건으로 윤 씨를 구속한 뒤 김 전 차관 관련 자백을 받아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수사단은 지난 17일 윤 씨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거주지 앞에서 긴급 체포했고, 다음날인 18일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 씨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혐의는 김 전 차관과 직접적인 관계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윤 씨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한 부동산 개발업체 공동대표로 재직하면서 '골프장 인허가를 받아주겠다'는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인허가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윤씨는 받은 돈을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2년과 2015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한 요식업체 사업가에게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며 돈을 뜯어내고, 감사원 소속 공무원에게 사생활을 폭로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 밖에 2017년 말부터 지난해 5월까지 자신이 대표로 있던 건설업체에서는 '주상복합건물 규제를 풀어주겠다'며 수억원의 주식을 받고, 회삿돈을 사적 용도로 유용했다는 혐의도 추가됐다.

수사단은 이날 윤 씨의 구속영장 기각이 발표된 후 즉각 입장문을 내고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분석하고 그에 대한 보완 수사를 한 뒤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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