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11억 챙긴 '함바 브로커' 유상봉 징역형 확정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9.08.14 12:07
/사진=뉴스1

함바(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을 주겠다고 업자를 속여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브로커 유상봉씨(73)가 유죄를 확정받았지만 뇌물공여 혐의는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건의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유씨에게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유씨는 뇌물공여 혐의로도 함께 기소됐지만 재판부는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이 부분은 원심과 같이 무죄를 확정했다.

유씨는 2012년 신축 공사장의 식당 운영권을 주겠다며 박모씨에게 9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2013년 7월 윤모씨에게 '강원 동해시 북평공단 STX 복합화력발전 건설현장 식당을 수주해주겠다'며 2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있다.

또 2014년 2~5월 당시 부산시청 도시개발본부장이던 허대영 전 부산환경공단 이사장에게 함바 운영권을 수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하며 20회에 걸쳐 9000만원 상당 금품 및 물품을 건넨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유씨의 사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박씨 관련 사건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윤씨 관련 사건에서 징역 2년을 각 선고했다.

2심은 박씨와 관련한 사건에 대해 "피해자가 유씨와 합의해 고소를 취소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류를 경찰에 제출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윤씨 관련 사건에 관해선 징역 1년2개월로 형량을 낮췄다.

유씨는 뇌물공여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지만, 2심은 "뇌물공여 금액·빈도가 당시 허씨 지위를 고려해도 이례적이고, 공여 경위를 수긍할 만한 증거가 없어 믿기 어렵다"고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허씨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유씨 자백의 신빙성을 배척한 것이다.

대법원도 "자백과 뇌물공여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한편 유씨는 2010년부터 경찰 간부, 공기업 경영진, 건설사 임원 등에게 뒷돈을 건네거나 함바 운영권을 미끼로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로 구속됐다 풀려나기를 반복해왔다. 그는 지난 4월엔 '10년 전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뇌물을 줬다'며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원 전 청장은 다음 달인 5월 유씨를 무고죄로 검찰에 고소했다. 유씨는 지난달 검찰에 원 전 청장에 대한 진정 취하서를 냈다. 하지만 검찰은 이와 무관하게 수사를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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