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로펌 되겠다"

법무법인 충정 박균제 신임 경영 대표 변호사 인터뷰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9.08.23 06:00
법무법인 충정 박균제 대표 변호사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조직형태를 변경하며 새로운 도약을 선언한 법무법인(유한) 충정.

지난 4월 선임된 박균제 신임 경영 대표 변호사(57·사법연수원 17기·미국 뉴욕주 변호사)를 지난 20일 서울 중구 소재 법무법인 충정 사무실에서 만나 비전을 들어봤다.

충정은 1993년도에 설립돼 현재까지 20여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의 로펌이다. 국내 1세대 로펌 중 하나인 ‘김·장·리 법률사무소’에서 단체로 나온 변호사들이 세운 법무법인이다. 현재 충정은 목근수(62·13기)·노재관(60·13기) 대표변호사와 지난 4월 새롭게 선임된 박균제 경영 대표변호사까지 3인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긴 역사를 가진 충정은 최근 유한 법무법인으로 회사 구조를 개편했다. 지난 1월 구성원 전원의 동의를 거쳐 결정됐고 관련 등록 절차도 마친 상태다. 유한으로 바뀌게 되면 법인에 채무가 있는 경우 모든 구성원이 연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그 업무를 직접 한 사람만 책임을 지게 된다.

이와 함께 박 대표가 새롭게 로펌의 경영 대표를 맡게 된 건 충정 내부 변호사들의 일치된 생각이었다. 연수원 27기부터 37기까지의 젊은 파트너 변호사들로 구성된 충정 내부의 경영위원회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 큰 결정을 내린 것이다.

“조직 변경은 의사 결정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확보하고 조직의 유연성과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이뤄졌죠. 그뿐 아니라 충정 내부 변호사들에게도 새로 출범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충정은 변호사 숫자를 기준으로 한 로펌 순위에서 10위권 초반에 위치한다. 변호사 숫자가 100여명이 넘는 대형 로펌이 로스쿨 시대에 발맞춰 크게 많아진 것에 비해 충정은 그렇지 않아서다. 충정에 소속된 변호사 숫자는 100명을 넘지 않는다.

“변협에서 충정이 변호사 숫자로 11등이라고 하는데 그 바로 위 10등 로펌의 변호사 150여명 가량 됩니다. 변호사 숫자로만 보면 차이가 큰 편이지만, 충정의 변호사들이 모두 능력이 뛰어나기에 큰 걱정은 없습니다. 다만 전략이 필요할 뿐이죠.”

대신 박 대표는 이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대라고 단언했다. 적은 변호사 숫자로 모든 분야를 1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고객에게 최대의 만족도를 주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기존엔 모든 분야에서 잘하려고 했지만, 이제는 잘하는 분야에서 1등을 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고객 만족도가 1등인 로펌이 되고 싶습니다.”

충정은 국내 업무뿐 아니라 해외 관련 법률 시장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2014년 영국계 글로벌 로펌인 버드앤드버드(Bird&Bird)와 전략적 제휴(MOU)를 맺고 국제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직접 해외사무소를 여는 것보다도 이러한 협력을 통해 고객의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그런 그에게 어쩌다가 변호사가 되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경남 합천 출신이다. 합천 중에서도 가장 최남단에서 태어난 그는 공부를 잘해 부산으로 유학을 갔고 또 그러다보니 대학을 서울로 오게 됐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대학 재학 중 사법고시에 합격하기 위해 힘들게 공부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때는 문과에서 공부 잘하면 다 서울법대를 가던 시절이었습니다. 판검사는 잘 안 맞는 것 같아 사시를 합격한 후 연수원 마칠 때 변호사를 선택했죠. 당시 88올림픽도 개최되고 한국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시기에 할 수 있는 일이 많아 보여서였습니다.”

변호사가 되기로 한 박 대표는 국제거래 자문이라는 당시로서는 생소한 분야에 뛰어들어 좋은 성과를 냈다. 그것이 20여년간 성실하게 변호사 생활을 계속 이어가는 지금 박 대표의 시작이었다. 충정 역시 1990년대 중반 이후 증가한 기업자문의 수요에 최선으로 대응하면서 현재의 모습이 됐다.

“기업 자문 위주로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신문에 대서특필 될만한 사건은 많지 않았죠. 하지만 꾸준히 일하다보니 ‘공정거래 심결례 100선’이라는 공정거래 분야의 교과서 격인 책에 직접 담당해서 처리했던 사건이 서너개 수록됐을 땐 뿌듯했습니다.”

공정거래 관련해 여러 사건을 다른 박 대표는 인수합병 관련 전문가이기도 하다. 서울힐튼호텔과 해태제과의 해외 매각 프로젝트에서 활약했으며 지금까지 50여건 이상의 국내외 인수합병 거래에 대한 자문을 했다. 

향후 성장유망한 법률서비스 시장의 영역이 뭐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차분하게 ‘이 세상에 새로운 건 없다’고 대답했다.

“어떤 영역이든 기존의 법이론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없던 드론이 생겼죠. 만약 드론이 하늘에서 떨어져 사람이 다쳤다고 해보죠,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꼭 새로 법이 만들어져야 하는 게 아닙니다. 기존 법이론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죠.”

하지만 박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는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법이론은 기존 것을 적용하더라도 시장의 변화, 관련 규제와 정책, 앞으로의 전망 등은 챙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법조계에서도 앞으로 유망할 분야로 환경·에너지·AI·공유경제·개인정보 보호 등을 꼽았다.

“북한도 항상 잊어서는 안 됩니다. 북한과 통일이 될 경우, 또 안되더라도 북한이랑 경제 공동체가 되든 경제 발전을 같이 하든 북한과 관련해서도 준비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박 대표는 충정에 대해 기본적으로 '고객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로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률대리인인 변호사는 모든 행동이 고객 이익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는 고객에게 정직해야 합니다.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되 겸손도 필요하죠. 소송의 상대방으로 싸웠던 분이 고객으로 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 합니다.”

<프로필>
법무법인 충정의 박균제 신임 경영 대표변호사는 1985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교 졸업 후 제2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미국 위스콘신대 로스쿨(University of Wisconsin Law School)에서 법학 석사학위(M.L.I.)를 받았다. 박 대표는 1993년 법무법인 충정의 창립 원년 멤버다. 25년 이상 국내외 다양한 기업의 국제계약 체결 및 기업간 인수합병(M&A) 관련 자문활동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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