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문공보관' 도입에 국민 알권리 침해 우려도

공개범위 심의위원 선정 등 검찰이 결정...검찰 개혁 방향과 어긋난다는 지적

방윤영 기자 2019.12.03 18:51
서울동부지검 /사진=뉴스1



법무부가 추진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법무부 훈령)이 이달부터 시행, 전국 각 지방 검찰청에 전문 공보관이 생겼다.

전문 공보관을 통해서만 언론대응을 하고 '검찰의 수사상황 흘리기'를 막자는 취지지만, 사실상 응대 여부는 수사팀이 결정할 수 있어 검찰에선 방패를 하나 더 세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 훈령 시행 전 각계에서 제기한 국민의 알권리 침해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규영 서울동부지검 전문 공보관은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공보 준칙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동부지검은 현재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을 진행 중이면서, 법무부 훈령 시행 이후 처음으로 공개 여부 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정 공보관은 "새로 바뀐 규정에 따르면 형사사건을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않도록 돼 있다"며 "다만 공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공개 여부 심의를 거쳐 공개 범위를 결정한 다음, 공보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심의위 자체에는 어떤 기준이나 강제성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 심의위는 공개 범위만 결정할 뿐, 공개 여부는 오로지 검찰 결정에 따른다는 얘기다. 고위공직자나 정치인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더라도 검찰 수사팀 임의로 언론 취재를 거부할 수 있다는 것. 현 정권의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다시 한 번 밀실수사를 할 수 있는 셈이다.

규정에 따르면 심의위는 위원장(공보관) 1명을 포함해 5명 이상 10명 이하로, 민간위원이 과반 이상이어야 한다. 임기는 2년이나 2회까지 연임할 수 있다.

민간 위원에게 특별한 자격은 요구되지 않는다. 각 지방 검찰청에서 위촉하도록 돼 있는데, 그 기준도 없다. 사건 공개 범위를 결정할 때도 별다른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심의위 결과 역시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검찰권 견제라는 검찰 개혁 방향과도 어긋난다.

현재 서울동부지검의 경우 대학 총장과 변호사 등 민간위원 3명과 검찰 내부위원 2명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 공보관은 "(심의위원 구성이) 어떤 식으로, 어떤 절차에 의해 위촉된 건지 모른다"고 밝혔다.

심의위에서 어느 사건에 대해 공개 범위를 정하더라도 공개 여부는 오로지 검찰에 달려 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공개할 필요가 있을 때' 공개한다는 게 검찰의 방침이지만, 결국 검찰이 원하는 사건에 대해서만 공개하는 셈이다.

전문 공보관이라는 자리를 만들었으나, 사실상 허수아비란 비판도 있다. 내부에서 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어떤 언론 대응도 할 수 없다.

수사팀에 사건 문의에 대응해달라 요구거나 수사상황을 묻는 행위도 금지돼 있다. 오로지 심의위를 열거나 수사팀에서 자료를 만들 경우, 공식 브리핑을 하는 일이 전부다.

정 공보관은 "공개 여부는 수사팀 내부에서 논의하게 되므로, 어느 범위 내에서 언제 어떻게 공보할 것인지는 공보관인 저로서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오보 대응은 심의위 등 별다른 절차 없이 내부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을 때' 알릴 수 있도록 했다. 정 공보관은 "오보 대응의 경우 정해진 자료나 양식에 따르지 않고도 공보 자료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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