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감량 요구…결국 여중생 운동선수 숨졌다

김종훈 기자 2020.02.20 06:00

/사진=뉴스1



중등 유도선수에게 일주일 만에 체중 4kg를 감량하라는 다이어트를 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감독과 코치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중등 교사 김모씨(58)에 대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사건은 전남에 위치한 한 체육중학교에서 일어났다. 2014년 7월 전국 하계 중·고 유도 연맹전을 일주일쯤 앞둔 때였다. 48kg 이하 체급에 출전할 학생이 전학을 가 전학생을 대신할 선수가 필요했다.

이 학교 유도팀 감독 김씨와 코치 한모씨(31)는 57kg 이하, 52kg 이하 체급에서 활동하던 중등 선수 A양에게 체급을 낮춰 48kg 이하로 출전할 것을 권유했다. A양은 일주일 만에 체중 4.5kg를 낮춰야 했다.

A양은 체중을 맞추기 위해 한여름에 패딩 차림으로 달리기를 하고 운동 직후 반신욕을 하는 방식으로 체내 수분을 빼려고 했다. 물도 최대한 마시지 않았다. 식사도 자주 걸렀다,

사건 전날에는 훈련을 버티지 못해 열외했다. 사건 당일도 아침 5시50분부터 1시간 정도 달리기를 했다. A양은 한씨에게 반신욕을 해도 될지 물었으나 한씨는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반신욕을 허락했다.

결국 A양은 지나친 운동 때문에 근육이 녹아버리는 횡문근융해증과 혈액 내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과칼륨혈증으로 사망했다.

이미 지역교육청은 이 학교를 비롯한 담당 학교들에 '체육계 학생들에게 무리한 체중 감량을 시키지 말라'는 공문을 여러 번 보냈었다. A양 부모도 A양이 체급을 낮추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견을 표시했었다. 그럼에도 김씨와 한씨는 다이어트를 계속 하게 했다.

1심은 김씨와 한씨의 과실을 인정하고 김씨에 대해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한씨에 대해 금고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코치로서 학생들을 더 가까이서 보살펴야 했던 한씨의 책임이 더 크다고 봤다.

2심은 김씨의 형량을 벌금 1500만원으로 낮췄다. 김씨가 체육교사이긴 하지만 유도 전문은 아니었고, 교장 지시로 유도 감독을 맡게된 점, 거액의 유족보상금 책임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했다. 반면 한씨의 항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씨는 다시 살펴달라며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심 판결을 확정했다. 한씨는 상고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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