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회의 "대법원장 추가조사 불수용에 깊은 유감"

이태성 기자 2017.07.05 18:24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등에 대한 추가조사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데 대해 전국법관대표회의(판사회의)가 유감을 표명했다. 

판사회의 의장 이성복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5일 법원 온라인 내부게시판을 통해 "대법원장이 판사회의 결의를 수용하지 않은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판사회의는 지난달 19일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 전반 및 '사법부 블랙리스트'의 존재 여부 등에 대해 추가조사를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또 판사회의가 구성한 소위원회에 조사 권한을 위임할 것도 요구했다. 더 나아가 조사에 대한 적극 지원, 조사 방해자에 대한 직무배제까지 요청했다. 

그러나 양 대법원장은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구성된 조사기구가 독립적인 위치에서 자율적인 조사과정을 거쳐 결론을 내렸다면 비록 그 결과에 일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그에 대해 다시 조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판사회의는 이날 "추가조사 요구는 어떤 의결사항보다 무겁다"며 "사법행정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추가조사 수용에 대한 대법원장의 입장 변화를 희망한다"고 했다. 또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에 관한 후속조치에 판사회의 의결을 존중해 달라"고 강조했다.

판사회의 상설화를 수용한데 대해선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법행정 제도 전반에 관해 많은 법관들의 적극적인 참여 하에 올바른 개선 방안을 폭넓게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판사회의는 이날 판사회의 회의록을 법관들에게 공개했다.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았다. 판사회의 관계자는 "전일(4일) 자정까지 각급 법원의 판사대표 100명을 상대로 회의록 공개여부에 대한 찬반 투표를 거쳤다"며 "대표단 일부가 투표에 불참한 가운데 찬성 80표에 반대 6표 등 회의록 공개에 압도적 찬성의견이 나왔다"고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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