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금융 사건 몰린 남부지검에 현정권 '실세 라인' 전진배치

김태은 기자 2020.01.23 15:38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 관련 조사를 위해 1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23일 발표된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에서 국회와 금융 사건이 몰리는 서울남부지검의 주요 간부에 현 정부에서 힘이 실린 이른바 '실세 라인'이 전면 배치돼 눈길을 끈다.

이날 법무부가 발표한 고검검사급 인사안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와 2차장검사에 이종근 인천지검 차장검사와 이정환 인천지검 형사1부장을 각각 임명했다.

이종근 차장검사는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역임한 데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부임한 후 출범시킨 검찰개혁추진단의 부단장을 맡는 등 현 정부 핵심과 맞닿아있는 검찰 인사로 주목받아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부임 후 단행되는 검찰 인사에서도 이 차장검사를 가장 먼저 핵심 보직에 놓고 인사안을 짤 것이란 이야기가 검찰 안팎에서 흘러나오기도 했다.

통상 법무부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이 검찰 내 가장 주요 보직으로 꼽히지만 이 차장검사를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로 임명한 것은 이번 검찰 인사에서 정부의 주된 관심사가 어디에 꽂혀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2차장검사에 임명된 이정환 차장검사도 검찰 핵심 실세의 직속 라인으로 분류되며 이번에 서울남부지검으로 발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차장검사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대검 형사부장 재임 시절 대검 형사1과장을 지냈으며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이 대검 과학기술범죄수사부장을 지냈을 때 대검 법과학분석과장을 지내며 이들을 직속 상관으로 모셨다.

서울남부지검은 여의도 금융권과 정치권을 관할하는 까닭에 서울중앙지검을 제외한 서울 시내 지방검찰청 4곳 가운데 유일하게 검사장 아래 차장검사를 2명 둘 만큼 비중이 크다.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벌어진 몸싸움 사태로 여야 국회의원 109명이 검찰에 고소·고발되면서 국회의원 3분의 1의 운명을 쥐락펴락하며 그 존재감을 떨치기도 했다.

오는 4월 총선을 치르게 되면서 서울남부지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선거 전후 선거 사범에 대한 판단에 따라 국회의원 당락 유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신라젠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과 '라임자산운용 사건' 등 굵직굵직한 금융범죄도 서울남부지검이 담당해왔다.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 구상이 담긴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이 의결되면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폐지되면서 이같은 금융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의 금융조사부가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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