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 '블랙리스트 의혹' 첫 재판…'증인 불출석' 16분만에 종료

정진솔 2024.04.29 16:00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9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블랙리스트 의혹'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첫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4.29/사진=뉴스1

문재인 정부 시절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에게 사표를 강요했다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 혐의를 받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은 증인 불출석으로 16분 만에 종료됐다.

서울중앙지법 제29형사부(부장판사 김중남)는 2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혐의로 기소된 백 전 장관과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현옥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 김봉준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박 전 장관과 조 전 수석만 참석했다. 재판부는 여러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거치며 백 전 장관과 조 전 수석에 대한 재판을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

백 전 장관과 조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9월~2018년 4월 전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에게 부당하게 사표를 제출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11개 공공기관장에게 사표 제출을 강요했다고 봤다.

박 전 장관과 조 전 수석은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백 전 장관 측은 "공소사실에서 피고인 역할이 무엇인지 특정되지 않았다"며 "특정됐더라도 공소사실 내용을 부인한다"고 말했다. 조 전 수석 측도 "어떻게 (둘이) 공모했다는 것인지 공소장에 특정되지 않았다"며 "의사 합치를 이룰 상황도 시기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은 증인인 정창길 전 한국중부발전 사장이 불출석하면서 공전했다. 정 전 사장은 백 전 장관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받아 이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검찰에서) 신청서를 안 낸 것으로 보이는데 임의 출석이 가능할 줄 알고 재판을 열었지만 증인 출석이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공소사실을 제대로 다투려면 증인이 필요한데 출석하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다음 기일인 5월20일로 증인 신문을 미루겠다"고 밝혔다.

백 전 장관은 재판에 출석하는 길에 취재진을 만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장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국가의 미래를 위해 산업 에너지 쪽에 전념했다"며 "공무를 수행하는 데 항상 법이 정한 규정을 따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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