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에서 언론인까지, 전문 경쟁력 갖춘 로펌 변호사들

[6대 로펌 그들은 누구인가③]의사·약사·수의사 출신들 대형 로펌 진출..금융당국·대기업·연구원 경력자들도 다수

황국상 기자유동주 기자송민경 기자장윤정 기자 2017.04.08 10:26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40대 초반의 남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내 주요 6개 로펌의 구성원들의 특징을 정리하다보면 이같은 스테레오타입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빅6로펌에도 변호사들이 많다보니 그 이력들이 다채롭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이 빅6 국내로펌 구성원 2163명(홈페이지 공개인원 기준)을 전수조사한 결과 의사나 약사 등 의료계는 물론 기자·프로듀서 등 언론계,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 등 감독기관 출신들도 다수 눈에 띈다. 2012년 이후 본격적으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법조계로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형 로펌의 경우 의사·약사 등 별도의 전문자격증을 가졌거나 언론·금융당국이나 전문연구인력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이나 공기관 등 클라이언트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다.

태평양 헬스케어팀에서 활동하는 이재상 변호사의 경우 2001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공중보건의로 근무한 후 한 병원에서 과장까지 지냈고 2009년에는 서울대병원의 가정의학과 전공의사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2012년 제1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 이듬해 태평양에 합류했다. 김앤장의 이우진 변호사 역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자격을 취득, 서울대병원 인턴과정과 공중보건의를 지냈다.

광장에서 지적재산권 부문 전문변호사로 활동 중인 박수연 변호사는 실제로 한 대학병원에서 약사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박 변호사는 2011년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하면서 약사자격을 취득했다. 역시 광장에서 근무하는 박금낭 변호사의 경우 한약조제사 자격과 약사자격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태평양에서 기업형사 사건과 공적자금 사건 등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김주연 변호사는 경희대 한약학과를 졸업, 한약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바 있다. 2011년 전북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염승하 변호사는 수의사자격도 갖고 있다.

세종에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감독규제 등을 담당하는 정찬묵 변호사는 금융감독원에서 13년 재직한 이력이 있다. 정 변호사는 금감원 공채 4기로 입사해 기획조정국, 자본시장1·2국, 분쟁조정국 등에서 활동하다 지난해 세종에 합류했다. 역시 세종에서 근무하는 황현일 변호사의 경우 삼성증권 상품개발팀에서 5년여 근무를 마치고 2013년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이 출범할 때부터 사무관으로 활동한 바 있다. 김앤장의 이선지·조명수 변호사, 광장의 이한경 변호사 등도 금감원에서 오랜 기간 실무를 경험한 공통점이 있다.

언론사에서 근무하다 로펌으로 향한 이들도 있다. 태평양 방송통신팀에 속한 손승현 변호사는 1999년 연세대 신방과를 졸업하고 한 지상파 방송국 PD로 10년을 근무하고 2014년 치러진 제3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후 태평양에 합류했다. 태평양 건설팀의 김지호 변호사는 한 영자지에서 6년간 근무한 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코리아에서 홍보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광장에서 금융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오현주 변호사 역시 1990년대 초반 한 경제지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광장에서 지재권 전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노호경 변호사는 서울대 생명과학·해양학을 전공하고 멸종위기 동물들의 유전자 샘플을 수집·보존·분양하는 기관인 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에서 활동한 이력이 눈에 띈다. 세종의 김자영 변호사(세종)는 한국보건산업진흥연구원에서, 김앤장의 윤진하 변호사는 서울대 시공간분자동력학연구센터에서 각각 연구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송수영 변호사(세종)는 2000년대 초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의 금융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수건의 분석보고서 작성에 실제 참여한 바 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GS칼텍스, SK텔레콤 등 국내 유수 기업에서 일반직으로 근무하다 사법시험 및 변호사시험을 거쳐 로펌으로 옮긴 이들도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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