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특검 서두르는건 좋지만…수사관 인선부터 꼬여

유동주 기자 2016.12.15 04:50
지난 13일 본격 업무에 돌입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특별수사관 40명을 채우지 못했다. 특검이 지난 6일 변호사협회와 법무사협회에 3일안에 추천해 줄것을 요청했을 때부터 이미 예상된 결과다.

특검팀은 6일 공문을 통해 8일까지 지원자를 추천해줄 것을 양 협회에 요청했다. 이에 맞춰 변협과 법무사협회는 각각 변호사 30명, 법무사 10명의 명단을 8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특별수사관의 주축이 될 변호사들을 뽑는 과정은 문제가 있었다.

6일부터 개별 접촉을 통해 지원자를 물색하던 변협은 7일 낮에서야 전체 변호사들에게 이메일로 지원접수를 알렸고 바로 당일 마감했다. 2만여명의 변호사 중 겨우 45명이 지원했고 이중 30명을 하창우 협회장 등 집행부가 선별했다. 변호사 업계에선 반나절 동안 지원받은 결과치곤 45명의 지원자는 오히려 의외로 많은 숫자라는 비아냥까지 돈다. 개업 변호사가 생업을 제쳐두고 수개월간 특검에 합류하려면 결심을 하고 신변정리를 할 시간이 최소 며칠은 필요하다. 특검이 변협을 통해 변호사를 뽑을 거라는 건 미리 알려진 것도 아니었다.

짧은 기간 성과를 내야 하는 특검의 조급함은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실무진이 될 변호사를 뽑는 과정이 허술했던 점은 지적할 만 하다. 특검은 파견검사들이 주축 실무진이 돼선 안 된다. 검찰을 불신하는 데서 출발한 특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별수사관이 중요하다. 변협에 요청한 6일부터 13일까지는 7일, 특검보 추천을 하던 지난 2일부터 계산하면 11일이나 시간이 있었다. 추천 요청을 빨리했거나 공모를 병행했다면 훨씬 많은 변호사들이 지원했을 것이다.

게다가 특검은 추천받은 40명 중 20여명만 뽑았다. 추천 명단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 역시 문제다. 골라서 뽑을 생각이었다면 처음부터 40명을 한정하지 말고 전체 지원자 명단을 받았어야 한다. 특검은 변협에 30명, 법무사협회에 10명을 요청해 그대로 뽑을 것 같은 태도를 보였다. 한시가 바쁜 특검이지만 수사관 인선부터 꼬인 것은 자초위난(自招危難)이다. 특검은 지난 13일에서야 여유를 두고 전문성을 가진 변호사를 인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처음부터 그랬다면 좋았을 것이다. 어느 조직이나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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