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출근 첫날 '현충원→국무회의→2030 직원과 점심…'(종합)

검찰개혁 완수 의지 재차 강조… "가족 수사, 보고 안받고 지휘 안한다"

하세린 기자 2019.09.10 16:09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위해 현충탑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이 출근 첫날인 10일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업무 개시 첫날 키워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검찰개혁 완수'였다. 

사실 조 장관의 임기는 전날(9일) 0시부터 시작됐다. 전날 오전 11시30분 청와대 임명 발표 이후 오후 4시30부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임식을 진행했다. 다만 취임 이후 온전한 하루를 법무부 장관 자격으로 일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첫날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국민으로부터 받은 권한, 국민께 돌려드리기 위해 법무부 혁신과 검찰개혁을 완수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앞쪽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뒷모습. /사진=뉴시스

그는 오전 9시30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원(KIST)으로 자리를 옮겨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국무위원으로서 처음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 소속 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포함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안을 논의했다. 

공교롭게도 KSIT는 조 장관 딸의 인턴십 관련 논란의 현장이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조 장관이 문 대통령과 특별한 스킨십이나 대화를 하는 장면은, 적어도 공개된 자리에서는 포착되지 않았다. 

이후 조 장관은 정오쯤 정부과천청사에서 젊은 법무가족들과 오찬을 가졌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첫 점심을 2030세대인 7급 실무관 20여명과 청사 내 식당에서 함께 했다. 조 장관은 "애로사항이나 건의사항이 있는지 들어보고 경청했다"고 말했다.

젊은 직원들과의 식사 약속은 조 장관이 전날 취임식을 치르자마자 주문한 내용이라고 한다. 일선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젊은 직원들을 격려하고 장벽없이 소통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또 이번 자리는 최근 딸의 입시 의혹이 불거지며 2030 청년들이 박탈감을 느꼈다는 여론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전날 취임식에서도 "제 허물과 책임, 짊어지고 가겠다"며 "젊은 세대들이 저를 딛고 오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먼저 밝혀둔다"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수사관들이 10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가로등점멸기 제조업체 최모 웰스씨앤티 대표의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웰스씨앤티는 블루코어밸류업 1호로부터 펀드 납입금액 14억원의 대부분인 13억8000만원을 투자받은 뒤 관급공사를 잇따라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사진=뉴스1

한편 조 장관 출근 첫날인 이날도 검찰은 조 장관 일가를 둘러싼 의혹 수사에 고삐를 조였다. 검찰은 조 장관 동생의 전처 조모씨와 사모펀드 투자처인 웰스씨앤티 최태식 대표의 주거지를 잇달아 압수수색했다. 

법무부는 오후 2시21분쯤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를 통해 조 장관이 본인이나 가족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에 대한 보고를 받지 않고, 검찰총장을 지휘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 7시 취임 후 첫 간부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본인이나 가족 관련 사건의 수사나 공판 상황에 대해서는 검찰로부터 보고받거나 검찰총장을 지휘하지 않을 것"이라며 "또 수사는 공정하게 수사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취임사에서 밝혔듯 앞으로 법무부혁신, 검찰개혁, 공정한 법질서 확립을 위해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해 실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은 국민의 열망이자 시대적 과제'라며 검찰 개혁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수사권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개혁법안이 20대 국회 내에서 입법화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회에서의 입법활동을 지원하고, 검찰개혁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검찰개혁 추진 지원단'을 구성해 운영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 장관은 취임 하루 만에 이종근 인천지검 2차장 검사(사법연수원 28기)를 검찰개혁추진단에 파견해 '원포인트' 인사로 검찰 인사권을 행사했다.
 
이 차장검사는 문재인 정부 초기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인 2017년 8월부터 2년간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했다. 조 장관을 비롯해 친(親) 여권 인사들과 평소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차장검사는 향후 ‘조국 법무부 장관 체제’검찰 개혁의 선두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안동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한 이 차장검사는 유사수신 및 다단계 범죄 수사 분야의 1인자로 꼽힌다. 서울동부지검에서 근무하면서 9만명을 대상으로 2조원의 돈을 가로챈 제이유그룹 등 6개 다단계 사기업체를 수사해 주범 31명을 구속기소 한 바 있다. 지난 2016년에는 대검찰청에서 선정한 수사의 ‘달인’을 상징하는 블랙벨트(검은띠) 인증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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