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변의 로그인] '시체구경 게임' 서든어택2…선정성 논란

게임 등급 분류 기준 세분화·다양화 필요

송민경 기자(변호사) 2016.07.13 08:30

사진=서든어택2 게임 실행화면 중 일부

총 쏘는 게임이 인기다. 유명 외국 게임인 오버워치가 얼마 전 출시됐고 국산 서든어택2가 출시돼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총 쏘는 게임 중 자신이 직접 총을 쏘는 사람이 돼 적이나 사냥감들에게 총을 쏘는 게임을 영어로 First-person shooter(FPS)라고 한다. 우리 말로는 1인칭 슈팅 게임이지만 FPS라는 용어가 훨씬 익숙하다. 한국에서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 인기지만 만인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가 인기를 끌던 중에도 FPS 게임은 꾸준히 등장했다.


'서든어택2' 게임 본질과 무관한 '선정성' 문제되고 있어


서든어택2는 정식 서비스 되자마자 유명 포탈의 연관 검색어에는 선정성, 움짤(움직이는 사진을 뜻하는 신조어), 여캐(여자 캐릭터) 등의 단어가 등장했다.

우선 여자 캐릭터의 복장이 총을 쏘고 싸우는 데에 어울리지 않는다. 게임 내부에선 핫팬츠를 입고 맨 다리를 훤히 드러내는 등 살색이 난무한다. 다리를 벌린 자세로 죽는 등 죽었을 때의 시체 표현도 문제가 됐다. '시체 구경 게임'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캐릭터의 움직이는 동작이 과도하게 사실적인 점도 함께 지적받는다. 주로 여성 캐릭터의 가슴이나 엉덩이 등 특정 부위를 부각하는 동작들이 추가돼 있다. 총 쏘는 게임이라는 본질과는 동떨어져 문제가 됐다.

선정성 논란도 홍보라면 홍보다. 그렇다면 이 게임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지도 않다. 해당 게임의 PC방 점유율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게임전문리서치 업체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1일 현재 서든어택2의 PC방 점유율은 1.31%였다. 순위로 보면 10위다. 출시 첫날이던 지난 6일에는 PC방 점유율이 4.48%로 5위를 차지했다. 선정성 논란은 게임을 즐기는 여자 게이머들에게 거부감으로 작용했고, 남자 게이머들만 노리려는 홍보라 해도 아직은 먹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서비스를 맡은 회사의 주가도 떨어지고 있다. 인기를 끌어야 할 신작의 실패가능성이 커진데 따른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게임출시일인 지난 6일 1만1400원이었던 넥슨지티의 주가는 지난 12일 기준 1만450원으로 떨어졌다.

게임 선정성 관련 규제나 기준 부족도 문제

게임의 선정성에 관련된 법률은 우리나라에 없다. 다만 관련 법률에서 컴퓨터프로그램 등 정보처리기술이나 기계장치를 이용해 오락, 여가선용, 학습 및 운동효과 등을 높일 수 있도록 제작된 영상물 또는 그 영상물과 관계된 기기 및 장치는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등급분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게임 등급 분류를 하고 있다.

등급 분류에 따른 선정성 판단 기준은 키스, 포옹, 신체노출, 성행위, 훔쳐보는 행위, 나체, 성을 상기시키는 언어, 불륜, 근친상간, 강간, 배설, 매매춘 묘사 등이다. 주로 성행위와 관련된 것에 집중돼 있다.

그렇다면 이 게임은 어떤 등급일까. 현재 이 게임은 '15세 이용가'와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이 두 버전의 차이는 '피의 색깔'이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선정성과는 관련이 없다.

15세 이용가 등급은 '가슴과 둔부가 묘사되나 선정적이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설명은 이렇지만 현재의 규정과 관련 기준으로 살펴보면 성행위 관련 묘사가 없다면 선정적이지 않은 게임이 되는 것이다.


FPS 게임이므로 성행위 관련 묘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캐릭터 디자인 자체의 선정성이나 시체가 죽어있는 자세의 선정성 등은 아예 판단 기준이 아니니 어쩔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등급 분류 기준 자체를 더 세분화하거나 다양화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너무 과도한 규제도 문제지만 규제의 기준이 단순한 것도 문제다. 게임은 점점 소재가 다양해지고 그래픽 기술이 발전해 다양한 묘사들이 등장한다. 이에 규제도 발맞춰야 한다. 선정성이 강한 게임이 나오면 안되는 것이 아니라 성인들만 즐길 수 있도록 확실히 규제를 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게임은 재미있어야 한다. 게임 그래픽도 재미의 일부긴 하지만 FPS라면 그보다 더 근본적인 '총을 쏘는' 게임의 재미에 집중해야 한다. FPS 게임은 많고 재미가 없다면 게이머들은 다른 재미있는 게임으로 옮겨가면 그만이다. 게이머들은 재미있는 게임을 합법적으로 즐기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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